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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기업 - 롯데하이마트·삼성전자·LG전자 편] 찬 바람은 당연…이제는 똑똑한 에어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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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41호 윤지원⁄ 2017.06.23 17:47:31

▲2017년 여름을 겨냥한 에어컨 관련 광고들. 위부터 롯데하이마트, 삼성 하우젠, LG 휘센의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6월 16일, 서울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여름이 너무 빨리 다가온 감이다. 에어컨 시장 경쟁도 예년보다 빨리 본격화 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6월 들어 ‘에어컨 올스타 대전’이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대유위니아, 캐리어 등 주요 제조사의 에어컨 1200억 원 물량을 한데 모아 판매하며 프리미엄 기획전, 벽걸이형 에어컨 기획전 등등 다양한 주제별 기획전도 마련했다. 행사와 함께 시작된 TV 광고의 업체별 특징을 비교해본다.


환경문제는 잊어주세요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올스타 대전 TV 광고의 메인 모델은 배우 박보영이다. 몇 개 버전의 TV광고 중 하나는, 박보영이 시원한 숲을 거닐며 노래를 부르는데, 나무 사이사이 이번 행사에 나올 에어컨들이 놓여 있다. 멜로디가 귀에 익은 기존 인기곡의 가사를 바꿔 부르고 “하이마트로 가요”로 끝내는 콘셉트는 수년 동안 변함없다. 다만 이번 광고에서는 노래 반주가 잔잔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시작된다는 점이 색다르다. 소박한 구성의 노래는 자연과, 그리고 동생처럼 친근한 박보영과 잘 어울린다. 

숲과 자연 위주로 촬영한 영상도 싱그럽다. 에어컨을 구매해서, 숲의 그늘에서 바람을 맞는 것 같은 시원함을 느껴보라는 유혹이다. 푸른 숲과 청개구리 등 자연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에어컨에 꼬리표처럼 달린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문제에 대한 부담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자연스러움이나 깨끗함은 박보영의 이미지와도 어울린다. 입고 나온 의상도 순백의 원피스다. 다만 조금 이른 시기에 찍어서 그랬는지, 에어컨 광고에서 긴 팔을 입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숲에 부는 미풍에 박보영의 머리카락과 원피스 자락이 살짝 날린다. 풀잎과 나뭇가지도 조금씩 흔들린다. 세찬 바람으로 에어컨의 빵빵한 냉방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띌 듯 말 듯 미세한 흔들림을 통해 기분 좋은 바람이라는 느낌만 전달한다.

▲삼성 시스템 에어컨 360 광고는 까페 안의 모든 자리에 앉은 손님이 시원하고 쾌적한 바람을 즐기는 것을 에어컨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에어컨, 시원함이 전부가 아냐

차게 식힌 바람을 시원하게 내뿜는 것은 에어컨의 기본 중 기본이다. 에어컨 광고가 그 기본을 가장 강조하던 시절도 있었다. 겨울 스포츠계 최고의 스타인 김연아는 2009년 삼성 하우젠 에어컨 광고에서 “씽씽 불어라~”라는 노래를 부르며 (세찬 바람에 흔들리듯) 춤을 췄다. 게다가 그녀가 춤을 춘 공간은 남극 혹은 북극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배경이었다. 이 광고는 훗날 MBC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패러디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던 김연아가 지난해에는 같은 브랜드의 에어컨 광고에서 “바람아 멈추어다오”라고 속삭였다.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는 것을 싫어하는 일부 사용자들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무풍(無風) 에어컨 광고였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에어컨에 대한 바뀐 인식이 제품과 광고에 반영된 것이다.

무풍 에어컨은 올해도 시리즈 광고를 만들었다. 김연아가 빠진 자리에 무명의 배우들을 기용해 체험기 형식으로 만들어 대중의 공감대와 가족애를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여름 산모의 무풍 이야기’ 편은 갓난아이에게 찬바람이 닿는 것을 걱정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름 고3의 무풍 이야기’는 학교 에어컨은 너무 약하고 독서실 에어컨은 너무 세서 공부가 안 되던 고3 학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혼부부 편에서는 더위를 못 참는 남편과 찬바람을 싫어하는 아내가 무풍에어컨 덕분에 하루 종일 꼭 붙어 지낸다는 달콤한 설정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다른 에어컨 제품 광고도 주목된다. 시스템 에어컨 360 광고는 간단한 발상의 전환이 사용자의 불편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광고는 직부감 화면으로 까페 안 여러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들을 훑어가며 보여준다. 이는 천정에 달린 시스템 에어컨의 시점이다. 손님들은 “이 자린 너무 추워”라거나 “이쪽은 왜 이렇게 덥지?”라며, 기존의 에어컨에서는 한 공간이라도 위치에 따라 에어컨 효과가 다르던 단점을 강조한다.

에어컨이 위에서 손님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듣는 것은 마치 전지전능한 존재(하나님 또는 슈퍼맨)가 인류의 기도(또는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신적 존재는 모두를 만족시킬 해답을 제시한다. 시스템 에어컨의 모양을 사각형이 아닌 원형으로 만들어 360도로 골고루 찬바람을 보내는 것이다. 끝부분에서는, 아이가 옆에서 기분 좋게 잠든 모습에 만족한 엄마가 고개를 들어 에어컨과 눈을 마주친다. 전능해진 가전제품에 대한 신앙이 움트는 순간이다.

▲LG 휘센 스스로 인공지능 에어컨의 '자문자답'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최적의 쾌적함을 위한 기술 진화

이처럼 요즘 에어컨은 냉방보다 쾌적함을 중시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맞춤형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한 기능을 더 강조한다. 따라서 요즘 에어컨은 공기청정 기능과 제습 기능은 기본이고, 사용자가 일일이 온도를 조절하고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제어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덜어줄 줄 아는 똑똑한 기술까지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4월 ‘자문자답’이라는 TV 광고를 통해 휘센의 인공지능 스스로 에어컨을 보여줬다. 에어컨 스스로 상황에 맞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른 기능을 작동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이 광고에 따르면, 사용자가 에어컨에서 멀어질 때, 센서가 이를 감지해 바람을 멀리까지 보내는 기능을 스스로 작동시킨다. 한 실내 공간 안에서도 사용자가 주로 머무는 위치(거실 소파, 창가 등)를 파악해 주로 그 방향으로 바람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 광고는 모든 쇼트가 슬로우 모션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배경에는 계속 화분이나 정원 등 초록색 식물들이 등장한다. 아예 숲과 호수 등 자연을 찍은 화면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화면 우측에 내내 제시되는 자문자답(自問自答)이라는 한자어 때문에 이 광고는 시청자를 명상의 시간으로 유도하려는 영상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용하고, 느린 것이 주는 느낌은 좋지만 스토리 진행과 제품 기능 등을 설명하는 자막마저 너무 작아서 주목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6월 5일 공개된 LG 휘센 인공지능 스스로 에어컨의 새 광고에는 힙합 그룹 소울다이브의 MC 넋업샨(왼쪽 두번째)을 비롯해 고등래퍼 이지은(맨 오른쪽) 등의 참여로 완성도 높은 힙합 음악과 유머러스한 뮤직비디오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시원하고 쾌적하면 즐거워

한편, 최근 새로 나온 LG 휘센 에어컨 광고는 자문자답 광고와는 너무나 상반된 분위기여서 눈길을 끈다. 6월 5일 공개된 새 광고는 평범한 가족 구성원들이 기존 에어컨의 기능 한계 때문에 불편했던 에피소드를 각자 하나씩 소개한 뒤, 휘센의 인공지능 스스로 에어컨은 그런 문제를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니 걱정 말라고 하는 평범한 구성의 광고다.

그런데 힙합 뮤직비디오의 콘셉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독특하다. 특히 음악과 가사의 완성도가 높다. 일단 가족 역할을 연기한(노래한) 모델들이 유명 래퍼들이다. 아빠는 소울 다이브 소속 MC 넋업샨, 딸은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여고생 래퍼 이지은, 아들은 랩베이비로 알려진 이하랑이 각각 맡아, 자신의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자작랩을 선보인다. 여기에 베테랑 프로듀서 케이준과 뮤직비디오 감독 디지페디가 참여했다.

자문자답 광고가 일부러 채도를 낮추고 소프트한 효과를 강조한 화면으로 자연스러움과 자연 그 자체를 강조했다면, 이번 ‘휘센 패밀리’ 광고는 원색 위주의 세트에 과장된 소품과 액세서리 등으로 인공적이고 키치한 미학으로 가득하다. 가사의 내용은 코믹하게 연출되어 영상에 반영되었다. 더위에 장난감이 녹아 내린다거나, 미세먼지 때문에 집안에서 방독면을 쓰거나, 남매가 에어컨 바람을 독점하려고 권투 글러브를 끼고 싸운다거나 하는 유머는 시청자의 흥미를 돋구고 시선을 붙잡는다. 환경과 가족을 강조하고, 인공지능과 혁신을 담는 것도 좋지만, 흥겹고 재미있는 것 만큼 언제나 효과 만점인 광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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