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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챔피언 ④ SK하이닉스] 깜짝놀랄 4분기 실적…내년도 ‘슈퍼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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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6호 정의식⁄ 2017.12.13 15:01:08

▲SK하이닉스가 지난 10월 착공한 경기 이천캠퍼스 연구개발센터 조감도. (사진 = 연합뉴스)



2017년 한 해는 SK하이닉스가 ‘꽃길’만 걸었던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역대급’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1년 넘게 이어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증해 매 분기마다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가오는 4분기에 SK하이닉스는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년이다. 반도체 경기의 하락 국면을 예고하는 여러 전망이 나오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과연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화려한 실적 폭죽을 터뜨릴 수 있을까? 

한 때 ‘하락닉스’, 이젠 ‘High닉스’

2017년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순위 3위, D램 시장 2위, 시가총액 56조 6386억 원(12월 12일 장마감 기준)으로 코스피 2위를 자랑하는 SK하이닉스는 올 한 해 가장 눈부신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드라마틱한 반전 신화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바닥까지 떨어진 주가(2003년 3월 26일, 135원) 탓에 ‘동전주’라 불리기도 했던 오랜 ‘하락닉스’ 시기를 이겨낸 기업이어서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은 1983년 설립된 현대전자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과 경쟁하던 종합전자회사였던 이 회사는 IMF 외환위기의 극복 과정에서 김대중 정부가 추진했던 산업 구조조정, 일명 ‘빅딜’에서 LG그룹의 LG반도체를 인수(1999년)하며 절호의 기회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2000년 반도체 불황이 시작되며 위기가 시작됐다. 2001년 3월 메모리반도체 이외의 사업부를 모두 매각, 분사시키고 현대그룹에서도 분리되며 사명도 ‘하이닉스’로 바꿨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모태인 현대그룹이 소위 ‘왕자의 난’으로 분해돼버린 와중에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최태원 SK회장이 10월 20일까지 SK CEO세미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16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워크아웃도 졸업하는 등 정상화되는 듯 했으나 이후 다시 불황이 닥쳤고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이어져 고전의 시간이 계속됐다.

반전이 일어난 건 지난 2012년 2월 SK그룹에 인수되면서부터다. 최태원 SK 회장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이 M&A를 통해 SK하이닉스는 기사회생했고 SK그룹도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막강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됐다.

최태원 ‘신의 한 수’에 기사회생

SK그룹에 인수될 당시인 2012년 1분기 하이닉스는 매출 2조 6319억 원, 영업손실 –2635억 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은 지속적인 설비·기술 투자에 전력했고 2013년 2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호전됐다. 

2013년 2분기 매출 3조 9326억 원, 영업이익 1조 1136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매 분기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해 박 부회장 취임 약 4년 반 후인 2017년 3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 8조 1000억 원, 영업이익 3조 7371억 원 등 ‘상전벽해’ 수준의 탈바꿈을 보여줬다.

그리고 4분기엔 더 놀라운 실적이 기다리고 있을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4분기에 SK하이닉스는 매출 8조 9125억 원, 영업이익 4조 263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이려니와 놀라운 건 영업이익률이다. 무려 47.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인수 직전 적자에 허덕이던 것을 떠올리면 여러모로 믿기 어려운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반전을 이끈 핵심 인물은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에너지와 통신 등 내수 위주의 사업이 주를 이루던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최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지목했고 임원진의 반대를 뚫고 M&A를 주도했다. 

인수 후에도 ‘점령군’이 아닌 하이닉스의 기업 문화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했고 매년 3조 원이 넘는 막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러한 노력과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며 오늘의 SK하이닉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월 13일 SK하이닉스가 개최한 ‘2017 SK하이닉스 동반성장 데이’ 행사에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D램 장인’으로 불리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반전의 일등 공신이다. SK그룹이 아닌 하이닉스 출신인 그가 최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M&A 1년 후인 2013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줄곧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는 건 기술과 시장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과 경영 능력 덕분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으로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하며 반도체 업계에 몸을 담은 그는 2000년대 초반 하이닉스의 위기 돌파를 위해 추진된 ‘블루칩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원가 절감을 위해 값비싼 반도체 장비를 개조, 재활용하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당시 업계의 비웃음을 샀지만 결국 반전의 계기가 됐다.

2013년 하이닉스의 대표이사 사장이 된 이후엔 공격적인 투자로 다가올 반도체 호황에 대비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호조가 박 부회장이 그간 추진해온 반도체 공장 증설 및 생산라인 전환, 연구개발 투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바 인수전 승리… 실익은 ‘애매’

올 한 해 SK하이닉스는 실적 호조 외에 도시바 인수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해 원자력 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을 낸 도시바가 올 1월 메모리사업부를 매물로 내놓으며 반도체 시장에 격변의 바람이 불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인텔에 이어 반도체 2위를 구가했고, D램 시장에서는 철수했지만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를 탐내는 기업은 많았다. 특히 폭스콘(홍하이), TSMC 등 중국·대만계 반도체 기업들이 군침을 삼켰다.

폭스콘이 약 30조 원이 넘는 가장 높은 매각가를 제시했지만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와 도시바 경영진에 의해 무시됐고, 20조 원 이상을 제시한 한미일 연합과 브로드컴 컨소시엄, WD(웨스턴디지털) 컨소시엄 등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압축됐다.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지난 9월 21일 도시바 경영진은 SK하이닉스, 베인캐피탈, 애플, 시게이트, 델, 킹스톤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도시바와 WD(웨스턴디지털) 간 분쟁도 마무리되며 결국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서 승리한 것으로 귀결되는 분위기지만 아직 변수는 많다.

가장 큰 문제는 SK하이닉스가 기술 이전이나 경영 참여 등의 실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자칫하면 도시바가 재기할 수 있도록 자금과 시간만 제공하는 역할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7년간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이. (자료 = SK하이닉스)



‘꽃길’, 내년에도 계속 될까

연말을 맞아 SK하이닉스는 연일 축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임직원들에게는 상여금과 인센티브가 쏟아지고 임원들에게는 승진 발령이 쇄도한다. 

올해 한시적으로 연말 성과급 상한선이 연봉의 40%에서 50%로 상향 조정됐고, 이미 상반기 생산성격려금이 최대 지급액인 월 기본급 100%에서 200%로 올려 지급된 바 있어 하반기 생산성 격려금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월 7일 발표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총 163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는데 SK하이닉스 출신 승진자가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 2014년 43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박성욱 부회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6년째 회사를 이끌게 됐고,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글로벌성장위원장에 임명되며 역할이 커졌다.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29일 4만 46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지만 1년 내내 우상향 선을 그리며 지난 10월 11일 9만 3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내년 반도체 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모건스탠리 보고서 등이 발표되자 주가는 다소 떨어져 현재는 7만 원 대 후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 = 네이버증권)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중심으로 서버용 D램의 수요 강세가 지목되지만 공급 증가 폭은 제한될 예정이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망치를 상향한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계절적 수요 비수기 임에도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는 점에 주목해 목표주가 12만 원을 유지하며 업종 ‘Top Pick’으로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에도 D램은 2017년의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SK하이닉스는 타 업체와 차별화된 72단 3D 낸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 부진했던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만 원을 제시했다.

다만 남대종 KB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보다 낸드 시장에서 수급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 수요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SK하이닉스 실적은 내년에도 개선될 것이나 전년보다 증가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Hold’, 목표주가 8만 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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