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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챔피언 ⑯ SK케미칼-SK디스커버리] 분할-재상장-분사… 계열분리 수순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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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0호 정의식⁄ 2018.03.23 13:50:33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케미칼 본사 사옥. (사진 = SK케미칼)

SK그룹의 화학‧바이오 대표기업 SK케미칼이 최근 인적분할과 재상장에 이어 각 사업 부문의 분사를 추진하며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지만 사실상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지배하는 별개의 그룹으로 운영돼온 터라 조만간 ‘계열분리’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화학섬유 제조로 시작해 백신과 신약 전문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하고 올해 본격적인 계열분리를 준비 중인 SK케미칼-SK디스커버리의 숨가쁜 지배구조 개편 전략을 짚어봤다.

 

SK케미칼, ‘지주사 – 사업회사’로 분리

 

SK케미칼, SK가스, SK유화, SK디앤디 등은 SK그룹 내에서 ‘SK케미칼 계열’로 분류되는 기업들이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중심으로 이 기업들을 경영해왔다. 지난해 12월 1일 SK케미칼이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와 사업회사 SK케미칼로 인적분할되면서 본격적인 계열분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기존 SK케미칼 법인은 SK디스커버리로 이름을 바꿔 존속됐고, 분할된 사업회사가 SK케미칼의 사명을 이어받았다. 지주사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기로 했고, 사업회사 SK케미칼은 기존의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을 맡았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48대 52였다. 11월 29일부터 매매 거래가 정지된 SK케미칼 주식은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로 분할돼 올해 1월 5일부로 각각 변경상장 및 재상장됐다.

 

기존 SK케미칼의 최창원, 김철, 박만훈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사업회사 SK케미칼로 그대로 이어졌다. 다만 최 부회장이 지주사 SK디스커버리의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고 총괄로 박찬중 SK케미칼 부문장이 선임됐다.

SK케미칼-SK디스커버리 분할로 인한 지배구조 개편. (사진 = SK케미칼)

업계는 지주사 SK디스커버리 출범을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최 부회장 독립경영체제를 공식화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2007년 SK그룹이 순환출자구조를 탈피해 지주사 형태로 전환할 때부터 SK케미칼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SK그룹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최 부회장 중심의 분리경영 체제로 운영돼왔기 때문이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3남으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친동생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재계에서는 SK디스커버리의 지주사 구축이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SK계열,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 계열, 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 계열로 분리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50년 역사의 기업… 화학·제약 ‘양 날개’

 

지주사 SK디스커버리와 분리됐지만 SK케미칼은 여전히 최 부회장 독립경영체제의 핵심이 되는 회사다. SK가스, SK신텍, SK플라즈마, SK건설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SK디스커버리 산하로 들어갔지만 여전히 SK케미칼은 자회사로 이니츠, SK유화 등을 거느리고 있어서다. 또 SK케미칼의 양 날개인 화학과 제약 사업은 분할 및 상장을 통해 계열분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지난 1968년 출범한 합성섬유기업 선경합섬이 기원이다. 이 회사는 1976년 상장된 후 선경화섬, 삼신제약 등을 인수하고 1988년 선경인더스트리, 1990년 선경제약, 1998년 SK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선경제약 시절 은행잎 추출 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1991년)과 소염진통 패취제 ‘트라스트’(1994년)를 통해 본격적인 제약업을 시작했다. 1999년 SK케미칼은 국내신약 1호이자 세계최초 제3세대 백금착체 항암제인 ‘선플라’를 출시하며 제약사에 한 획을 그었다. 국내 최초의 완제의약품 ‘오메드’를 EU에 수출하는 쾌거도 달성했다.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와 스카이조스터. (사진 = SK케미칼)

이후 SK케미칼은 천연물 신약1호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2002년), 발기부전 치료 신약 ‘엠빅스’(2007년), 국내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2015년),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2016년),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2017년) 등 수많은 신약을 개발하며 제약 사업을 키웠다.

 

2018년 3월 현재 SK케미칼은 납사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으로 PET 수지, 정보통신소재, 고기능성 PETG수지 등을 제조‧판매하는 그린 케미칼(Green Chemicals) 사업부문과 제약, 백신, 혈액제 등을 생산하는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 사업부문 등 2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 2796억 원(3월 22일 장마감 기준)으로 코스피 163위이며, 주요 주주는 최창원 외 10인(22.41%), 국민연금(10.28%), 외국인 지분율은 8.84%다. 기존 SK케미칼의 존속 법인인 SK디스커버리의 경우 시가총액 4605억 원(3월 22일 장마감 기준)으로 코스피 301위이며, 최창원 외 10인(22.41%), 국민연금(9.59%) 등이 주요 주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11.48%다.

 

엇갈린 주가 행보… SK디스커버리 ‘유상증자’ 추진

 

지난 1월 5일 코스피에 재상장된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은 첫날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SK디스커버리 주가는 오르고 SK케미칼은 급락했다. 첫날 SK디스커버리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24.23% 오른 6만 4600원에 거래되다 5만 5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SK케미칼은 시초가보다 13.51% 떨어진 9만 6000원에 거래되다 장 마감 때는 10만 7500원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후 두 기업의 주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SK케미칼 주가는 단기간 급등해 1월 15일 12만 85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후 현재까지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23일 장 마감 기준 주가는 10만 8000원이다. 반면 SK디스커버리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 5일 최고가 6만 4900원을 기록한 이래 지속 우하향한 주가는 3월 23일 현재 4만 1350원이다. 

SK케미칼(위)과 SK디스커버리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 = 네이버증권)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의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건 두 기업의 성격 때문으로 분석된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로 현재 지분이 없는 SK케미칼의 지분을 20%까지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따라서 SK케미칼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SK디스커버리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SK케미칼 주식을 확보해야 하므로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에 대한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2일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주주들로부터 350만 주를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SK디스커버리 신주를 발행해 교부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SK케미칼 주식의 매입 가격은 한 주당 11만 701원이라 유상증자 규모는 총 3875억 원에 달한다. SK디스커버리는 참여하는 SK케미칼 주주들에게 SK디스커버리 주식 785만 6547주를 교부하게 된다.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보통주 지분율 30%를 넘기게 된다. ‘최창원 부회장 – SK디스커버리 – SK케미칼’로 이어지는 지주사 체제 개편이 완성되는 것이다.

 

증자·합병·수출·분사… 바빠진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의 유상증자 계획 발표에 앞서 SK케미칼이 일련의 사업계획을 공시하며 기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한 것도 이같은 흐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12일 SK케미칼은 ▲종속회사 이니츠(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종속회사 SK유화(주)를 흡수합병하는 한편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백신 사업을 분사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SK케미칼은 지분 66%를 보유한 이니츠에 599억 원을 운영자금 및 보완투자 목적으로 유상증자하며, 증자 후에도 지분율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니츠는 2013년 PPS(Poly Phenylene Sulfide, 금속 대체용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2014년 연산 1.2만 톤 규모의 PPS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2017년 상업가동을 개시하면서 3분기까지 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본격적인 매출 성장 및 영업흑자 전환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지분 100%를 보유한 SK유화의 경우 올해 5월 1일까지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SK유화는 SK케미칼이 생산하는 PETG수지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DMT(Dimethyl Terephthalate)를 주력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미 100% 자회사라서 합병으로 기업가치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나 운영 효율화를 통해 그린 케미칼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케미칼이 안동 L하우스에서 세포배양 탱크를 활용해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 = SK케미칼)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기술 이전 계약은 미국 제약사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총 기술수출 금액은 1억 550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매출액에 따른 별도의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우선 기술수출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으로 1500만 달러를 우선 수령하며,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20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이후 개발단계별 성공에 따라 최대 1억 20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이다.

 

가장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건 백신사업 분사 건이다. 공시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의 일부인 백신 사업을 분사해 별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계열 내 흡수합병을 통해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백신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미 혈액제 사업은 2015년 SK플라즈마로 분사해 SK디스커버리가 지분 60%를 보유 중이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의 분사 이후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성이 높은 백신 사업부문이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면서 SK케미칼의 수익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구체적인 분할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증권가 “백신·제약 전망 밝다” 호평

 

증권가에서는 SK케미칼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의 가장 큰 투자 포인트는 백신 부문과 앱스틸라 로얄티로 2017년 12월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이 2018년 200억 원의 신규 매출을 창출할 것이며 이외에도 독감 백신 3가, 4가, 임상3상 중인 수두 백신 등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고, 4세대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로열티 발생이 예상된다”며 “2018년 실적은 매출액 1조 3668억 원, 영업이익 812억 원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목표 시가총액 1.2조 원, 목표주가 11만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SK케미칼이 CSL사에 기술 이전한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미국, 유럽, 캐나다에 이어 호주에서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사진 = SK케미칼)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노피 파스퇴르로부터 기술이전 계약금 150만 달러를 받을 예정이며, 스카이조스터 신규 매출이 발생하고 SK유화 흡수합병으로 PETG 가동률이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SK케미칼이 전년 대비 21.5% 상승한 1조 4475억 원의 매출과 99.2% 상승한 10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SK디스커버리에 대해서도 “사업회사인 SK케미칼과의 지분스왑을 통하여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 전망하면서 SK케미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업종 내 탑 픽(Top Pick)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7만 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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