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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기업:현대카드] 지코 내세운 ‘더 그린’ 광고, 스타마케팅 아닌 ‘일상공유’ 콘셉트 주효

‘개봉기’ 동영상, 신선한 충격… SNS 친근한 2030세대에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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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6호 윤지원⁄ 2019.01.19 09:08:43

현대카드가 더 그린 카드를 론칭하고 공개한 광고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지난해 현대카드가 블랙, 퍼플, 레드에 이어 10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럭셔리 카드 ‘더 그린’(the Green)이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더 그린은 지난 8월 출시된 후 18 영업일 만에 발급 1만 장을, 10월 중순에 2만 장을 돌파하는 등, 한동안 침체됐던 신용카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특수 금속 플레이트는 추가비용 10만 원에도 불구하고 대기가 길어 3주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연말 현대카드는 ‘더 그린’이 발급 3만 장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여 년 만에 셀럽 등장한 현대카드 광고

더 그린 출시 당시 현대카드는 인기 힙합 아티스트이자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멤버, 지코(ZICO, 본명 우지호)를 모델로 쓴 TV 광고를 집행했다. 티저 광고와 함께 지코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고, 이후 본편 광고를 진행했다.

주목할 점은 현대카드가 10년 넘게 광고 모델로 셀럽(celeb. 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의 준말)을 기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한국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세련된 마케팅을 해 온 기업으로 유명하고, 굳이 연예인의 기존 이미지에 기댈 필요가 없는 현대카드만의 크리에이티브를 과시해 왔기에, 10년만의 럭셔리 카드를 론칭하면서 광고에 지코가 등장한 것은 광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현대카드 더 그린 '혜택' 편 광고는 지코가 셀프카메라 영상을 공유하고 있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지코가 출연한 본편 전에 먼저 공개된 티저는 역시 현대카드 다운 독창적이고 과감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광고였다. 티저 광고는 스타 모델은 고사하고 신용카드의 이미지조차 없이 15초 동안 바탕색과 Green이라는 자막만을 보여준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초록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초록색이 있다며, 미묘하게 다른 초록색 바탕을 계속 바꿔가며 보여주면서, 선인장 그린, 창백한 그린 등등 그 다양한 초록색들 각각의 이름을 다양한 폰트로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새 컬러 고르느라 힘들었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누구나 반할만한 그린을 선보인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후 공개된 현대카드 더 그린 광고 본편의 메인 모델은 케이팝 스타 지코였다.

지코는 뛰어난 음악성과 개성 있는 스타일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스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직접 만든 수많은 히트곡을 바탕으로 20대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두었으니,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청춘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다.

그리고 ‘더 그린’은 출시 전부터 2030 세대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가입자의 빠른 급증도 2030세대의 고객이 주도했다. ‘더 그린’ 이용자 중 2030 세대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럭셔리’,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15만 원이나 하는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현상이다.
 

현대카드가 더 그린 론칭과 함께 공개한 지코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영상.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지코 영향력이 이 정도였다고?

이러한 성공은 광고에 지코가 등장한 덕일까? 지코가 뛰어난 트렌드세터이며 또래 세대들에게 영향력이 높아서?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지코를 등장시킨 현대카드 더 그린 광고의 콘셉트가 주효했다고 여겨진다. 티저 광고 마지막에 공개된 지코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일정 공지는 현대카드가 더 그린 마케팅에서 SNS의 특성을 일관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코의 메인모델 선정은 물론 현대카드가 ‘더 그린’의 타깃 고객층을 면밀히 분석하고 내린 결론에서 비롯된 결정일 것이다. 카드 시장은 이미 수년 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따라서 신규 카드의 가장 큰 과제는 신규 고객층을 찾아내는 것.

새롭게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모든 카드사의 공통된 과제였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상품 및 소비 패턴 분석 끝에 지금 대한민국에는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프리미엄 고객군이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트렌디한 프리미엄 카드로 ‘더 그린’의 성격을 규정했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타깃 고객들이 선호하는 여행, 식도락, 해외 쇼핑 등에 파격적인 포인트 적립 혜택을 부여하고, 적립된 포인트를 여행사, 면세점, 주요 특급 호텔 등 타깃 고객이 추구하는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상품을 설계했다.

또한, 타깃 고객이 모바일과 디지털 등 온라인 활용에 더 익숙하고, 자신의 관심을 끄는 일에는 능동적이라는 특성에 착안, 카드 신청을 온라인 채널로만 한정했다.

SNS 콘셉트 도입이라는 광고 전략 역시 타깃 고객의 성향에 따른 것이다. 2030 세대는 SNS를 일상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SNS를 통해 각자의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들을 수시로 공유하고, 그렇게 공유된 타인의 일상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찾는다.
 

현대카드 더 그린 '개봉기 with 지코' 편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지코의 ‘개봉기’에 담긴 친근함과 설렘

지난해 8월 20일, 티저 이후에 공개된 더 그린의 첫 TV 광고의 타이틀은 ‘the Green 개봉기 with 지코’였다. ‘개봉기’란 어떤 제품을 새로 산 사람이 그 제품의 포장을 개봉하고, 처음 사용해보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영상들을 말한다.

신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사용해보면서 제품에 관한 디테일한 정보와 함께 개인적인 감상 및 평가 등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사용기’와 다른 점이라면, 기업이 제품을 판매하거나 배송할 때 패키지를 어떻게 꾸미고 구성하는지에 관해서도 살펴볼 수 있고, 무엇보다 기대했던 제품을 열어보는 설렘까지 전달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제품 광고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쓰임새를 강조한다. 그런데 기업이 제품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부류의 제품은 쓰임새가 대동소이하고, 브랜드별 차별성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가 쓸 제품에 좀 더 특별한 요소를 원하는 젊은 고객층은 제품의 포장 디자인과 포장 방식, 그리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기업의 센스까지 파악하고 이를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 과거 블로그에서, 그리고 현재 유튜브에서 다양한 제품의 ‘개봉기’ 콘텐츠가 각광받는 이유다.

지코가 직접 찍은 듯한 앵글로 보여주는 ‘개봉기’ 광고는 유튜브에 흔한 여타 개봉기와 비슷하다. 단지 크리에이터가 셀럽인 지코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셀럽이 직접 보여주는 개봉기는 결국 시청자가 셀럽의 개인 SNS 채널을 보는 것 같은 친근함을 담는다. 실제로 지코 또래 뿐 아니라 많은 셀럽들이 자신의 일상을 개인 SNS를 통해 팬들과 공유한다. 자기 스마트폰으로 자기 방에서 찍은 짧은 동영상을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공유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현대카드 더 그린 광고는 셀럽을 메인 모델로 기용했지만 다른 광고들과는 다르다. 광고 안에서 한껏 꾸며진 셀럽의 이미지로 제품에 대해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일상 공유의 단계로 셀럽을 데려와 동세대 소비자의 공감대를 공략하는 것이다.
 

일상에 녹아 있는 더 그린 카드를 강조하는 스틸 이미지들로 구성한 '룩북' 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셀럽’ 이미지보다 중요한 공유와 공감

메인 모델이 지코인 것도, 단순히 트렌디한 셀럽을 내세워 유행을 주도하려는 목적을 뛰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지코는 누구나 아는 유명인이고, 누구나 부러워 할만한 ‘부자’이면서 아직 20대의 젊은이다. 맘만 먹으면 카드 포인트 혜택 따위 쪼잔하게 신경 쓰지 않고도 해외여행, 해외 쇼핑 등을 맘대로 누릴 수 있을 만큼 성공했다.

그런 지코도 새 제품을 받아 들고 설레어 한다. 신용카드란다. 지코가 말하는 현대카드 더 그린의 슬로건은 “마이 퍼스트 럭셔리”다. 청년이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고, 돈을 벌어 드디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의 단계로 처음 들어서는 설렘이 전해진다.

게다가 지코가 보여주는 현대카드 더 그린의 패키지는 고급스럽고 예쁘고 개성 있다. 이것이 신용카드 포장이라니? 지금까지 신용카드는 요금 고지서와 구별하기 힘든 편지봉투에 담겨 천편일률의 안내책자와 약정서가 동봉된 채로 배송되었는데, 현대카드 더 그린은 다르다. 최신형 스마트기기나 명품 패션 액세서리 포장을 받는 것 같다. 안에 든 각종 구성품도 예쁘고 럭셔리하다. 그리고 이들 구성품은 일상에서 늘 쓸 수 있는 문구류여서, 지나치게 과시적이지도 않고 유용하다. 이 포장을 디자인한 현대카드의 적절한 센스가 돋보인다.

지코가 등장한 SNS 콘셉트의 광고들이 더 그린 론칭 초기, 제품과 제품 포장, 제품의 장점 등에 관한 정보를 친근하게 전달했다면, 두 달 뒤인 10월 공개한 새 광고 ‘룩북’(LookBook) 편은 현대카드 더 그린과 함께 하는 일상이 이미 SNS 안에 이미 널리 퍼져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셀럽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움직이는 영상이 아니라 수많은 스틸 이미지들로만 구성된 영상이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룩북’, 즉 일종의 패션화보집 같은 느낌이 들도록 ‘뽀샵’이나 필터 같은 다양한 방식의 특수효과가 더해졌다. 예컨대 초반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전면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 듯 과도한 조명과 강한 콘트라스트, 그리고 원색의 컬러감이 강조됐다.

현대카드가 진행한 SNS 이벤트에 응모된 인스타그램 사진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이 화보 같은 사진들은 스튜디오 안에 마련된 세트에서 찍은 것이 아니라 모두 다양한 일상의 공간에서 찍은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일상 안에 들어있는 더 그린 사진의 슬라이드 쇼다.

이는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현대카드 더 그린’을 검색했을 때 결과로 나오는 인기 사진 리스트를 한 장씩 넘겨보는 기분을 들게 한다. 화려한 패션화보 스타일로 보여줬으나 여전히 SNS와 일상, 공유 같은 키워드는 동일하다.

현대카드는 실제로도 SNS를 통한 ‘더 그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는데, 특히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더 그린 고객들을 대상으로 각자의 일상 속에 현대카드 더 그린이 존재하는 사진들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했다. TV에서 본 ‘룩북’ 광고의 화려한 이미지가 일반인들이 참여한 타임라인에서 재현되고, 이는 또 다른 사용자의 관심을 끈다.

타깃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한 현대카드의 더 그린 마케팅. 실제 더 그린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장점에 대해 정확히 모르더라도, 그 센스와 통찰에 수긍한 손가락은 이미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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