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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기업: 현대 쏘나타] 이건… 스마트폰 광고인가, 자동차 광고인가

자동차 광고 문법 벗어난 '똑똑한' 접근에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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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3호 윤지원⁄ 2019.04.03 17:22:57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광고들. 여느 자동차 광고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1일 8세대 쏘나타를 공식 출시하고, 이에 맞춰 새로 만든 동영상 광고들을 집행하고 있다. 이번 신형 쏘나타 광고들은 자동차 광고이면서도 자동차 광고 같지 않은 콘셉트로 제작되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21일 출시된 8세대 쏘나타는 5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선 3월 11일, 공식 출시를 열흘 앞두고 신형 쏘나타의 프리론칭 광고를 공개했다. 프리론칭 광고는 티저 콘셉트다. 따라서 신형 쏘나타의 전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대신 현대차가 공들인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 광고 '프리론칭 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새로운 디자인 요소 알리는 티저 '프리론칭 편'

클로즈업으로 빠르게 보여주는 것들은 신형 쏘나타 외관의 다양한 디테일이다. 카메라는 패닝, 트래킹 같은 평범한 무빙을 넘어, 여러 축을 동시에 변화시키면서 마치 곡예비행 하듯 근접촬영 하는 특수 장비를 사용했다.

광고는 먼저 신형 쏘나타 외관에 적용된 '띠' 형태의 디자인 요소들을 속도감 있게 훑는다. 마치 특이한 '도로' 형태를 연상시키지만 카메라와 대상의 거리가 벌어지면서 드러나는 것은 자동차의 전조등 및 후미등의 디자인이다.

이렇게 초반에 눈길을 끄는 디자인 요소는 신형 쏘나타의 뒤태를 일직선으로 가로지른 'LED리어콤비램프'와 헤드램프에서 길게 이어지는 '히든 라이트 등'으로, 평소에는 크롬 장식으로 보이지만 시동이 켜지면 주간주행등(DRL)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광고는 흰색 쏘나타를 사용했다. 세단 광고가 대개 차체의 고급스런 광택과 중후함을 부각시키려 검은색 또는 짙은 컬러 차체를 등장시키는 것과 다르다.

심지어 흰 차의 배경도 흰 색이다. 그것도 그냥 흰 색이 아니라 너무 밝아서 디테일이 사라져버린 '빛'의 공간이다. 빛은 차체 표면의 윤곽에 따라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흰색과 그림자만으로 단순하게 표현된 차 표면의 무늬는 시각을 넘어 촉각으로 디자인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케스케이딩 그릴과 알로이 휠을 보여줄 때는 배경을 암흑으로 표현해 금속 느낌을 강조했다.

신형 쏘나타 광고 '굿바이, Key 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스마트폰 광고인가, 자동차 광고인가

공식 출시일에 공개한 '굿바이, Key 편' 광고와 29일 공개된 '웰컴, 빌트인캠 편' 광고 등은 광고 콘셉트에서부터 이번 쏘나타의 남다른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선, 자동차 광고라면 당연하게 나와야 할 것 같은 몇몇 장면들이 없다. 자동차가 달리는 장면 등이다.

따라서 도로는 물론이고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있는 장면조차 배제됐다. 이 두 이미지가 '웰컴, Built in Cam 편'에는 정차 상태로 갓길 일부와 운전자의 손만 살짝 보이고, '굿바이, Key 편'에는 이런 도로 요소들이 아예 없다.

심지어 새로 만들었다는 자동차의 내·외관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굿바이, Key 편'에서는 30초 광고 중 첫 15초 동안, '웰컴, 빌트인캠 편'은 무려 18초 동안 자동차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후에 드디어 나오는 자동차도 처음엔 운전석 도어 손잡이, 직부감으로 본 일부분, 실내 센터페시아 등 일부분만 보여준다.

신형 쏘나타 광고 '웰컴, 빌트인캠 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tvcf.co.kr)


'굿바이, Key 편'에서는 마지막 2초를 남겨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동차의 전면 프로필 풀샷을 0.5초 정도 보여준다. '웰컴, 빌트인캠 편'에서는 마지막 2초 정도 뒷모습만 보여준다.

그 밖에 나머지 러닝타임 대부분의 화면을 구성하는 것은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스마트기기의 이미지와 쓰임새다.

'굿바이, Key 편'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응용프로그램(앱)에 디지털 키를 설치하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실물 스마트키를 휴대하지 않고도 차량 도어 제어 및 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이 디지털 키는 차주의 권한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복사해서 전송할 수도 있어 여러 사람이 한 대의 차를 공유(카쉐어링)하는 것도 가능하고, 원할 때는 줬던 디지털키를 원격으로 삭제할 수도 있다.

'웰컴, 빌트인캠 편'은 룸미러 뒤에 내장형(Built-In) 블랙박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이 카메라에 포착되는 화면은 센터페시아의 AVN 디스플레이에서 확인, 제어가 가능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전송할 수도 있음을 알린다.

'신형 쏘나타 Scene #1~5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자동차, 앞으론 이동수단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

그밖에 인터넷 및 모바일 채널을 공략한 '신형 쏘나타 Scene #' 시리즈는 스마트폰의 화면에 맞춘 세로 포맷의 화면비로 좀 더 다양한 쏘나타의 스마트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 씨리즈는 Scene #1. 딜리버리 편, Scene #2. 셀럽 간지 편, Scene #3. 합리적 소비 편, Scene #4. 갑자기 분위기 고양이 편, Scene #5. 이별통보 편 등으로 각각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RSPA 기술, 음성 인식 공조 기술, 후측방 모니터 BVM 기술, 빌트인캠 기술, 디지털 키 기술 등 신형 쏘나타에 탑재된 최첨단 스마트 기술을 코믹하게 소개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광고들과 달리 자동차가 움직이는 장면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거나 주차장에서 이동하는 정도일 뿐 어느 한 장면에서도 시속 20㎞이상 달리지 않는다. 이 시리즈 역시 스마트 기능들에만 집중하고 있다.

화면 색감부터 스마트 디바이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화면을 다채롭게 가득 채운 핑크색, 보라색, 파란색 같은 컬러들은 담백하고 자연스럽기보다 네온싸인처럼 자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으로 연출됐다. 이와 같은 미술 콘셉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새로 채택한 디스플레이의 컬러 재현력을 자랑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콘셉트와 같다.

신형 쏘나타의 새 광고들은 자동차 광고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스마트 기기 광고의 문법에 더 가깝다. 스마트한 기능 위주로 선보인 광고들 외에 프리 론칭 광고도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최근 새로운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일 때 베젤과 같은 디자인 요소의 클로즈업부터 보여준 광고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광고를 본 시청자들도 스마트폰 광고 같다는 반응을 주로 보이고 있다. 특히 "흡사 아이폰 광고 같은 느낌", "(디지털 키에 관한) 특징 하나만을 담았는데도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새로운 서비스를 굉장히 감각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점이 좋다" 등 광고에 대한 호평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폰 광고 문법의 차용은 적절한 선택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를 '새로운 자동차'가 아닌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라고 정의하고, '이동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전통적인 모빌리티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한다는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새 차 구매를 고려하는 잠재 소비자들이 이와 같은 스마트한 기능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고 있을지를 생각해본다면 광고의 성과가 좋을지는 의문이다. 새로 나온 자동차 모델의 주행 성능, 안락한 승차감, 안전 운전 보조 시스템 등에 관해 어필하는 광고 없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무난히 앞서나갈 수 있을까?

 

 

▣ 광고&기업 시리즈

 

㊻ 이동통신사 편: '초능력'(KT)으로 '일상 바꾸는'(LGU+) '초시대'(SKT)… 5G 전초전 승자는?

㊺ 기아 스팅어 편: 부러움-질투-인정이 '전문가 평가'? 진부한 내용 살린 영상미

㊹ 현대자동차 편: 청각장애 기사의 ‘조용한 택시’ 영상, 지구인에 감동 물결

㊸ 현대카드 편: 지코 내세운 ‘더 그린’ 광고, 스타마케팅 아닌 ‘일상공유’ 콘셉트 주효

㊷ 2018 히트 광고 총결산… “이건 전설이 될 거야!”

㊶ 롯데그룹: 남성육아휴직 '비로소 경험' 담은 롯데 광고에 "출산율 높이겠네"

㊵ LG오브제 편: 내게 어울리는 가구가 된 가전… 트렌드 잘 읽은 프리미엄

㊴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건설 등 '대기업 표' 웹 드라마 붐

㊳ 부동산앱 편: 구하라 탓 곤혹스런 ‘직방’ vs 혜리 덕 본 ‘다방’

㊲ 롯데ON 편: 온라인 존재감 알려라…심플 메시지로 승부

㊱ SK텔레콤 편: 1020 전용 ‘0’ 티저, ‘TTL 신화' 재현될까?

㉟ 여름광고 ② 여기어때 편: 여름엔 "밖으로 가잔다"…뚜렷 메시지에 흥겨움 덤

㉞ 여름광고 ① 야놀자 편: 브랜드 중독엔 역시 '수능 금지곡'이 최고

㉝ 한화그룹 편: 새 광고 두 편에 심어진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사랑

㉜ 월드컵 편: "비장하지만 심심" 공식후원 KT vs. 절묘 모델 기용으로 "5G 선점" SK텔레콤

㉛ LG생활건강 편: 셀프디스 광고에 뒤통수 맞고도 광고주 웃는 사연

㉚ 삼성생명·미래에셋·AIA 편: ‘설명충’ 벗어나 스토리-순간포착 새 스타일

㉙ KEB하나은행, GC녹십자, 한국인삼공사 편: “시작은 미약, 결과는 창대” 올림픽 金광고는?

㉘ 기업 이미지광고 ②  한화, "착해야 광고도 뜬다" 입증한 '대통령의 어부바' 효과

㉗ 기업 이미지광고 ① 롯데, 반세기만의 절실한 이미지광고인데…"왜 이리 단조?"

㉖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③ 심플하지만 속깊게 전달한 대한항공 '쿨 광고'

㉕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② 치밀한 코카콜라 vs 완성도 아쉬운 노스페이스

㉔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① 포스코·아우디: 잘 찍은 공식파트너 광고 vs 너무 영리한 매복 광고

㉓ KT 대 SKT 완전 다른 5G 광고: 국민이냐 사람이냐

㉒ 케이뱅크·배스킨라빈스 편: 카리스마男 무너지니 탈(脫)권위 재미가 쏠쏠

㉑ LG유플러스 편: LGU+ 아이폰8 광고에 “물건사면 소외극복된다는 옛날방식 아쉽네

⑳ 보일러 ② 귀뚜라미·대성쎌틱 편: CM송 꽂아넣은 귀뚜라미 vs S라인만 보여준 대성쎌틱

⑲ 보일러 ①경동나비엔 편: 좋은 스토리·완성도와 친환경 콘셉트로 1위 굳히기

⑱ 대원제약 콜대원 편: 공들인 말장난에 제품 인지도 쑥쑥

⑰ 셀트리온·메디톡스 편: 그냥 달리기만 한 광고 vs 신화까지 터치한 참신

⑯ 삼성-애플-LG 편: 아이폰은 '팀킬', 노트8 보수적…웃는걸 보여줌과 웃게 만듬의 차이

⑮ 한국타이어 편: 뚜렷 메시지+세련 영상…그런데 왜 항상 똑같지?

⑭ G마켓 편: "광고주가 판단미스해도 김희철-설현은 하드캐리

⑬ 카카오페이 편: 첨단은 꼭 명랑해야 해? '쓴 아이콘' 이상민 내세운 잔재미로 "빅히트"

⑫ 롯데하이마트·삼성전자·LG전자 편: 찬 바람은 당연…이제는 똑똑한 에어컨 강조

⑪ 하나투어 편: 현지 맛집이냐 한국서 간 맛이냐, 그게 문제로다

⑩ 알바천국 편: 기업 광고가 이렇게 정치적일 수 있다니

⑨ 하이트진로·오비맥주 편: 광고로 띄운 저가 전략, 알고보니 궁여지책?

⑧ 케이뱅크 편:  알바 20대 vs 쇼핑열광 20대 "어느게 현실?"

⑦ 위메프 편: '재밌지 않은' 정우성이 셀프디스 하는 재미

⑥ KCC 바닥재-창호 편: 딱 33자로 공감 일으킨 카피의 힘

⑤ XYZ포뮬러 편: 화장품 광고에 꽃미녀-미남 아닌 웬 식빵

④ 블랙야크 편: "아웃도어 광고, 꼭 야외서 해야 해?"

③ SKT '티뷰센스' 편: 상투 벗어났지만 속도감엔 아쉬움

② SK매직 편: 이질적 기업의 만남을 엮어낸 사운드 마술

① 현대카드 편: 스마트폰 덕에 ‘세로 세상’ 됐는데 왜 신용카드만 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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