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창사 50주년을 기념하는 새 TV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회사의 50년 역사를 요약한 ‘역사’ 편과 고객에게 감사하고 앞으로의 50년을 약속하는 ‘고객 감사’ 편은 기존의 세련된 대한항공 광고와 다소 결이 다른 감성적인 기업 홍보 광고여서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18일부터 ‘대한이야기’라는 주제의 영상 광고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다. 5월 말 현재 방영 중인 광고는 ‘역사’ 편과 ‘고객 감사’ 편이다.
‘역사’ 편은 1969년 대한항공 창립부터 지난해 델타항공과 시작한 조인트 벤처까지 50년 동안 대한항공이 거쳐 온 변화와 성과를 요약했고, ‘고객 감사’ 편은 50년간 성원을 보내준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이야기하며 대한항공 각 분야에서 더 안전하고 나은 서비스를 위해 일하는 다양한 임직원의 모습을 담았다.
또한, ‘고객 감사’ 편은 ‘당신과 우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대한항공’이라는 사명과 이야기 대상을 특정하는 ‘~에 대한’이라는 단어를 이용한 언어유희로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체크인부터 이륙까지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작된 이번 광고에서는 50년간 성원을 보내준 고객에 대한 감사함과 향후 도약의 의지를 담아 대한항공 내 다양한 사업 부문의 역량 및 활동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50주년 기념 광고 시리즈가 앞으로도 ‘안전노력’ 편, ‘화물’ 편, ‘기내식’ 편으로 이어져 총 5편이 방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영 중인 ‘역사’ 편과 ‘고객 감사’ 편은 각각 뚜렷한 구성상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우선, ‘역사’ 편은 1969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한 기업의 과거 역사를 빠르게 훑어주고 있는 영상이다. 실제로 남아 있는 당시의 자료 화면들로 영상 대부분을 구성해 한 편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또한, 시간을 따라가는 연대기적 구성, 즉 수직 구성이 도드라진다.
반면, ‘고객 감사’ 편은 여행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항에 도착한 고객으로 시작하고, 항공기가 이륙해 창공을 나는 모습으로 끝난다. ‘역사’ 편과 달리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고객 맞이에서부터 이륙까지의 짧은 몇 시간만을 담고 있다. 그리고 공항 이곳저곳을 다니며 대한항공이 직무별·장소별로 기내식을 준비하고, 항공기를 정비하고, 고객을 맞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수평 구성을 이루고 있다.
시리즈의 첫 두 편으로 과거와 현재를 아울렀다. 대한항공은 이후 공개될 안전노력 편, 화물 편, 기내식 편을 통해 고객들이 잘 모르는 대한항공의 숨은 노력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항 목적지 광고와 기업 홍보 광고
한편, 지난 10여 년 대한항공이 집행해온 광고들을 생각해보면 이번 50주년 캠페인을 포함해 최근 대한항공이 집행하고 있는 광고들은 다소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를 집행해 호평 받은 바 있다. 그 이전의 항공사 광고가 대개 미녀 전속 모델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강조하고, 퍼스트클래스 승객이 잠들면 담요를 덮어주는 등 객실 승무원 미모와 객실 서비스를 강조해온 반면,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는 전속 모델이 가장 편한 복장을 하고 해외 관광지의 수려한 풍광을 구경하거나 해외여행의 여러 즐거운 순간을 경험하는 모습들을 감각적으로 소개했다.
이는 광고가 특정 상품의 론칭을 알리거나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어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에게 여행 자체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켜서 여객 수요 전반의 파이를 키운다는 차원 높은 광고 전략으로 평가 받았다.
이 광고의 성공 이후 대한항공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취항 목적지와 현지로의 여행을 테마로 한 광고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왔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 이후에는 고사성어를 응용한 중국여행 시리즈,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시리즈,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 시리즈,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시리즈 등등이 무려 10년 동안 이어져 왔다.
대한항공은 평소 이러한 취항 목적지 광고와 기업 홍보 광고를 번갈아 집행해왔지만,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 신규 취항 광고 ‘크로아티아를 걷다’ 캠페인을 마지막으로 이런 콘셉트의 광고는 잠시 중단된 상태이고 최근 몇 개월 동안은 감성적인 기업 홍보 광고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공개한 새해 인사 광고 ‘2019년을 맞이하며’ 편은 “새해엔 당신의 웃음소리도 함께 올라갔으면”이라는 소망을 적은 편지글 이미지를, 활짝 웃는 어린이의 얼굴, 떠오르는 해를 향해 상승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등 단 두 컷의 따뜻한 화면과 함께 보여줬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1주년을 기념하여 이를 소개하는 기업 홍보 광고도 최근 팝업 그림책을 연상시키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제작되어 집행된 바 있다.
기업 홍보 광고 통한 이미지 쇄신 이어질까
그리고 이번 대한항공 창사 50주년 기념 캠페인은 마찬가지로 기업 홍보 광고다. 창사 50주년은 100년 기업으로 가는 반환점으로, 어떤 기업이건 그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기업 홍보 광고를 통한 고객 소통도 필요하다.
또 굳이 50주년 이슈가 아니어도 대한항공은 지금 기업이미지 제고가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오너 일가 이슈로 인해 소비자 뿐 아니라 임직원들조차 회사에 부정적인 여론을 보이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하여, 대한항공은 새로운 리더십 아래 달라진 모습으로 재도약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점 역시 지금은 대한항공이 제대로 된 메시지를 담은 기업 홍보 광고를 집행해야 하는 시기임을 설명해 준다.
기업들은 기업 홍보 광고를 통해 기업의 다양한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대한항공이 최근 집행한 기업 이미지 광고들이 특히 강조하는 가치는 고객 우선, 그리고 겸손 등이다.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거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내세우면서 자신들을 낮추고, 항상 맡은 일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이미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신 최고, 최초, 자부심, 자신감 등등 경쟁과 자신들의 강점을 자랑하는 키워드는 자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50주년 기념 기업 홍보 광고를 올 한 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제작, 공개할 계획이며, 크로아티아 이후 잠시 소개되지 않았던 취항 목적지 광고도 번갈아 집행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광고&기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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㊻ 이동통신사 편: '초능력'(KT)으로 '일상 바꾸는'(LGU+) '초시대'(SKT)… 5G 전초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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㊸ 현대카드 편: 지코 내세운 ‘더 그린’ 광고, 스타마케팅 아닌 ‘일상공유’ 콘셉트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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㊶ 롯데그룹: 남성육아휴직 '비로소 경험' 담은 롯데 광고에 "출산율 높이겠네"
㊵ LG오브제 편: 내게 어울리는 가구가 된 가전… 트렌드 잘 읽은 프리미엄
㊴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건설 등 '대기업 표' 웹 드라마 붐
㊳ 부동산앱 편: 구하라 탓 곤혹스런 ‘직방’ vs 혜리 덕 본 ‘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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㉞ 여름광고 ① 야놀자 편: 브랜드 중독엔 역시 '수능 금지곡'이 최고
㉝ 한화그룹 편: 새 광고 두 편에 심어진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사랑
㉜ 월드컵 편: "비장하지만 심심" 공식후원 KT vs. 절묘 모델 기용으로 "5G 선점" SK텔레콤
㉛ LG생활건강 편: 셀프디스 광고에 뒤통수 맞고도 광고주 웃는 사연
㉚ 삼성생명·미래에셋·AIA 편: ‘설명충’ 벗어나 스토리-순간포착 새 스타일
㉙ KEB하나은행, GC녹십자, 한국인삼공사 편: “시작은 미약, 결과는 창대” 올림픽 金광고는?
㉘ 기업 이미지광고 ② 한화, "착해야 광고도 뜬다" 입증한 '대통령의 어부바' 효과
㉗ 기업 이미지광고 ① 롯데, 반세기만의 절실한 이미지광고인데…"왜 이리 단조?"
㉖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③ 심플하지만 속깊게 전달한 대한항공 '쿨 광고'
㉕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② 치밀한 코카콜라 vs 완성도 아쉬운 노스페이스
㉔ 올림픽 광고 승자는? ① 포스코·아우디: 잘 찍은 공식파트너 광고 vs 너무 영리한 매복 광고
㉓ KT 대 SKT 완전 다른 5G 광고: 국민이냐 사람이냐
㉒ 케이뱅크·배스킨라빈스 편: 카리스마男 무너지니 탈(脫)권위 재미가 쏠쏠
㉑ LG유플러스 편: LGU+ 아이폰8 광고에 “물건사면 소외극복된다는 옛날방식 아쉽네
⑳ 보일러 ② 귀뚜라미·대성쎌틱 편: CM송 꽂아넣은 귀뚜라미 vs S라인만 보여준 대성쎌틱
⑲ 보일러 ①경동나비엔 편: 좋은 스토리·완성도와 친환경 콘셉트로 1위 굳히기
⑱ 대원제약 콜대원 편: 공들인 말장난에 제품 인지도 쑥쑥
⑰ 셀트리온·메디톡스 편: 그냥 달리기만 한 광고 vs 신화까지 터치한 참신
⑯ 삼성-애플-LG 편: 아이폰은 '팀킬', 노트8 보수적…웃는걸 보여줌과 웃게 만듬의 차이
⑮ 한국타이어 편: 뚜렷 메시지+세련 영상…그런데 왜 항상 똑같지?
⑭ G마켓 편: "광고주가 판단미스해도 김희철-설현은 하드캐리
⑬ 카카오페이 편: 첨단은 꼭 명랑해야 해? '쓴 아이콘' 이상민 내세운 잔재미로 "빅히트"
⑫ 롯데하이마트·삼성전자·LG전자 편: 찬 바람은 당연…이제는 똑똑한 에어컨 강조
⑪ 하나투어 편: 현지 맛집이냐 한국서 간 맛이냐, 그게 문제로다
⑩ 알바천국 편: 기업 광고가 이렇게 정치적일 수 있다니
⑨ 하이트진로·오비맥주 편: 광고로 띄운 저가 전략, 알고보니 궁여지책?
⑧ 케이뱅크 편: 알바 20대 vs 쇼핑열광 20대 "어느게 현실?"
⑦ 위메프 편: '재밌지 않은' 정우성이 셀프디스 하는 재미
⑥ KCC 바닥재-창호 편: 딱 33자로 공감 일으킨 카피의 힘
⑤ XYZ포뮬러 편: 화장품 광고에 꽃미녀-미남 아닌 웬 식빵
④ 블랙야크 편: "아웃도어 광고, 꼭 야외서 해야 해?"
③ SKT '티뷰센스' 편: 상투 벗어났지만 속도감엔 아쉬움
② SK매직 편: 이질적 기업의 만남을 엮어낸 사운드 마술
① 현대카드 편: 스마트폰 덕에 ‘세로 세상’ 됐는데 왜 신용카드만 가로?